‘하고도 안 한 체하는 태도’를 일컬어 ‘시치미 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시치미는 원래 매의 꼬리 깃에 소뿔을 깎아 주인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방울과 함께 매다는 일종의 인식표(name tag)이지요. 지금으로 치면 강아지 목에 달아주는 이름표인 셈입니다. 당시 사냥을 잘하는 좋은 매의 경우 값이 엄청나서 지금의 승용차 한 대 값이라고 하니 욕심을 냈던 사람도 많았던 모양이지요. 그래서 매 꼬리에 붙어있는 시치미를 뚝 떼고는 자기 매라고 우기는데서 ‘시치미 뗀다’라는 속담이 생겨났습니다. 그밖에 ‘꿩 잡는 게 매’ ‘응어리’ ‘매달다’ ‘바람맞다’ ‘매섭다’ ‘매끈하다’ ‘매만지다’ 등 숱한 스토리텔링과 그 유명한 남도 민요인 ‘남원산성’의 내용도 매사냥이지요. 그만큼 매사냥은 우리민족과 오래토록 혼은 같이 한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